2025년도의 중소벤처기업부 예산이 확정되었다.
이에 따라, 올 해와 내년 중소벤처기업부 지원사업 동향을 예상해보고자 한다.
최근 국내 정치 상황이 정상적이지 않게 돌아감에 따라 내년에 계획되었던 혹은 예상되었던 정책들 역시 쉽사리 예측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특히 대내/외 정치적 상황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때, 중소기업이 가지는 불안감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범위나 역량이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정부의 지원 정책들이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많은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적 어려움이 있더라도 많은 정부 지원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는 했다.
하지만 최근의 정상적이지 못한 정치 상황에서, 이와 같은 정부의 지원이 어려울 수 있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안정과 성장을 목표로 하는 정부 부처는 중소벤처기업부라고 할 수 있다.
최근 2025년도 중소벤처기업부 예산이 확정되었는데, 2024년 대비 2,991억원이 증액된 15조 2,488억원이다.
이는 23년 13.5조, 24년 14.9조에 비하면 확실히 증액된 금액이기는 하다.
중기부의 투자 방향과 핵심 과제가 함께 정리되어 배포 및 보도되었는데, 다음과 같다.
➊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위기 극복과 전통시장·골목 상권의 활력 회복
➋ 혁신을 주도하는 딥테크 스타트업 집중 육성
➌ 세계로 도약하는 수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➍ 지역이 주도하는 혁신 성장과 디지털 제조혁신
➎ 지속 가능한 중소기업 성장 사다리 구축과 동반성장 확산
2025년 중기부에서는 목표는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위기 극복과 새출발을 응원하고, 중소기업과 벤처·스타트업의 글로벌 도약, 혁신 성장을 뒷받침’ 하겠다는 것이다.
‘소상공인의 경영 안정과 안전망 확충, 중소기업의 글로벌화, 스타트업 코리아’를 내세웠던 2024년과 큰 차이는 없었지만 나쁘지는 않았다.
어쨌든 현재 우리 기업들에 필요한 내용들이니 말이다.
투자 방향에 해당하는 다양한 핵심 과제를 살펴보면, 소상공인부터 스타트업의 글로벌화까지 다양한 정책을 포함하고 있다.
재미있게도 2024년 초의 자료들을 찾아본다면, 이와 같은 핵심 과제의 내용들도 2024년의 것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고민해봐야 할 것이 생긴다.
정말 핵심 과제의 내용대로 2024년에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의 지원이 제대로 되었는가?
컨설턴트로서 많은 기업들에 방문하는 필자로서는 영 아니라는 결론이다.
대부분의 영세하거나 중소 규모의 기업들은 이와 같은 지원이 있는지도 모르고, 막상 해보려고 해도 조건 자체가 맞지 않았다.
중소·벤처기업에 한정하더라도 올 해는 특히 중기부의 정부지원사업을 받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또 좋은 아이템이나 의지를 가지고 있더라도 마찬가지다.
전체적인 R&D 예산이 줄었으니 당연히 정부과제 경쟁률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했고, 이는 몇몇 기업만이 이를 누릴 수 있는 결과를 가져왔다.
더군다나 2024년에 소액의 R&D나 공정개선 자금을 지원하는 과제도 대폭 축소되었었다.
이는 올 해 초에 정부에서 발표한 것과 같이, 예산이 적은 작은 규모의 R&D들을 줄여 큰 규모의 R&D에 예산을 몰아주겠다는 정책과 맞물려 있다.
필자뿐 아니라 주변의 연구자들 및 기업 관계자들 역시 이를 말도 안되는 정책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애초에 큰 규모의 과제를 하기 위해서는 작은 규모의 과제들부터 시작해서 체계적으로 기술력과 과제 경험을 쌓게 해야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기반을 다질 기회도 주지 않은 상태에서, 기존에 기반과 경험이 있던 곳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자해주는 것이 국내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을 위한 정책이었을까?
아쉬움이 많이 남을 수 밖에 없던 2024년의 정부 지원책이었다.
결론적으로 2024년의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 정책에 좋은 평가를 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올해 중기부의 중소·벤처·스타트업 지원책을 확인해보자.
이번 예산 확정 발표와 함께 중기부에서 배포한 자료를 보면, 2025년에 새로워지는 몇 가지 지원 정책을 함께 정리했다.
➊ 미래로 도약하는 유망 중소기업 “글로벌 진출, 지속 가능한 성장”
➋ 혁신에 도전하는 K-벤처스타트업, “스타트업코리아 실현”
➌ 혁신을 선도하는 지역 중소기업. “지역 경제 활성화의 핵심 주역”
분명 제목은 좋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 보면 문제가 있어 보이는 것이 여럿이다.
‘중소기업 점프업’ 사업은 이름과는 달리 중기업 요건을 만족하는 기업이 중견 기업으로 성장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소기업 또는 벤처기업은 해당 사항이 없을 뿐더러 이 과제는 일종의 바우처 과제다.
이 과제가 지원하는 예산은 7.5억원씩 100개사, 관리비를 더한다면 800억 가까운 비용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바우처를 지급하는 형태의 과제가 많은데, 바우처 과제의 경우 여러 번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바우처 과제를 통하는 경우, 일반적으로 견적을 받는 것보다 올려치는 문제가 있다.
또 미리 등록한 기업만 가능하기 때문에, 우리 기업의 히스토리를 알고 있던 기업으로부터 서비스 받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
기업에 정말 필요한 내용이 메뉴판에 없다면, 지원 받을 수 없다는 것도 문제다.
딥테크와 팁스에 집중되는 예산도 문제다.
이번 정부의 투자 방향이 딥테크와 원전이라는 것은 여러 차례 정부의 발표로 인해 명확하다.
하지만 그로 인해 제조업의 기반인 소·부·장이 무시되었다는 것도 사실이다.
올해 초의 중소기업 기술로드맵에 소·부·장 분야가 제외되었었고, 뒤늦게 추가되었지만 관련 과제가 거의 없었다.
그로 인해 소·부·장 분야의 기업들은 도전할만한 중기부 R&D가 없었기도 하다.
팁스의 경우 정부가 아닌, 운영사(VC같은)가 기업에 일정 지분을 받고 투자와 선정과정에 참여한다.
이에 따라 ‘돈이 될 것 같은’ 주제만 선정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문제다.
그나마 ‘지역혁신선도기업육성 R&D’를 통해 지역 기업이 R&D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는 것 만큼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지역 선도기업에 선정되기 위한 조건을 만족하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최근 국내는 정치적 리스크가 경제를 집어 삼키고 있는 상황이다.
서두에서도 언급했듯 이 경우 규모가 작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은 더 큰 어려움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안타깝게도 중소벤처기업부 예산이 확정된 것과는 별개로, 중기부는 중소/벤처기업에 더 신경 쓰기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다.
결국 기업에 추천하는 것은 전략적인 움직임을 보일 필요가 있다.
받을 수 있는 정부지원사업은 꼭 받고, 또 전략적으로 이를 준비하는 것 말이다.